세리자와 렌의 “전략 놀이”의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광고는 기업에게 중요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입니다. 많은 마케터가 광고의 효과에 대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해 왔고, 이는 마케팅 이론에 반영되어 왔습니다. 초기에는 광고의 주된 역할이 소비자를 설득하거나 제품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을 ’강한 이론(Strong Theory)’이라고 부르며, 이는 소비자가 광고를 접함으로써 생각이 바뀌고, 그것이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설득형 광고가 유효한 경우는 제한적이며, 설득형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실증 연구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널리 일반적으로 유효하다는 증거는 부족합니다.
반면, ’약한 이론(Weak Theory)’에서는 광고의 주요 기능이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기억이나 연상, 즉 세일리언스(Salience)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주장합니다.
광고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구매 시점에서 브랜드가 쉽게 떠오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세일리언스 이론에 따르면 광고의 주요 목표는 기존의 행동을 강화하고 새로운 행동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와 관련된 기억을 리프레시(refresh)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에서 볼 수 있듯이, 광고는 단순히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나 차별화된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브랜드와 관련된 특정한 연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구매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려는 방식보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며 나름의 이유를 떠올릴 수 있게끔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제품 기능 설명이나 논리적인 설득보다 소비자에게 더 큰 여운을 남기며, 구매 의사 결정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연상의 중요성: 코카콜라와 KFC 사례
퍼블리시티(Publicity) 개념에 따라, 광고의 역할은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소비자가 특정 상황에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사례로는 코카콜라와 KFC가 있습니다. 앰블러(Ambler) 교수는 퍼블리시티의 대표적인 사례로 코카콜라의 “Coke Is It” 캠페인을 들었으며, 최근에는 KFC의 “오늘, 켄터키 치킨 어때?”라는 광고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는 특정한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떠올리게끔 돕습니다.
특히 코카콜라의 광고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며 브랜드와 관련된 기억 구조를 강화하는 데 탁월합니다. 코카콜라의 TV 광고를 떠올리면, 소비자는 대학 시절의 즐거운 순간이나 여름 바다로 떠나는 장면, 운동 후의 상쾌한 순간, 콘서트의 열기와 같은 다채로운 장면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관련된 긍정적인 감정을 일깨워주며, 구매 동기를 부여하는 데 기여합니다.
이는 단순히 “맛있다” 혹은 “재미있다”는 감정적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브랜드와 관련된 독자적인 자산(DBA, Distinctive Brand Asset)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즉, 광고는 특정 상황에서 브랜드를 소비자가 떠올릴 수 있는 기억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긍정적인 연상을 연결짓게 됩니다.
구매 이유에 대한 여유를 소비자에게 맡기기
많은 마케터들은 “구매해야 할 이유는 기업이 제공해야 한다”고 믿으며, 광고가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접근법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특정 소비재 기업이 커머디티화된 브랜드를 재정비하기 위해 급진적인 포지셔닝 계획을 추진했지만, 그 결과 브랜드 연상도가 약해지고 판매가 감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돕기보다는, 브랜드의 기능적 우수성을 설명하고자 한 결과입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통해 얻는 구매 이유는 반드시 기업이 제공한 메시지와 일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광고는 소비자가 “자신만의 구매 이유”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업이 설정한 구매 이유보다 소비자 자신이 만들어낸 이유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브랜드에 대한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자신만의 구매 이유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억 구조를 구축하는 장기 전략
모든 기업이 코카콜라처럼 수십 년에 걸쳐 브랜드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 번에 모든 것을 성취하려 하기보다는, 특정 상황(Occasion)이나 하나의 소비자 참여 플랫폼(CEP, Consumer Engagement Platform)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상황에서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러운 연상 구조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브랜드와 연관된 긍정적인 감정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것이 광고의 목표입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브랜드와의 연상 고리를 연결할 수 있게끔 다양한 상황에서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 기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능적 설명이나 설득의 요소는 최소화하고, 소비자가 자유롭게 브랜드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고는 단순한 설득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연상을 형성하는 퍼블리시티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통해 제품을 인식하고 자신만의 이유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