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미디어가 국내에 소개된 지도 벌써 10여 년이 훨씬 넘은 것 같습니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마셜 맥루한의 말은 미디어의 본질이 메시지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리플 미디어 분류법은 기업이 발신하는 메시지를 누가 결정하는지를 기준으로 미디어를 구분한다는 의미에서 미디어의 본질에 바탕한 가장 신뢰할 만한 미디어 분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시지가 포맷이라는 컨테이너를 통해 콘텐츠로 형상화되고, 이 콘텐츠가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 콘텐츠에 담긴 메시지의 오너십에 따라 온드미디어(Owned Media), 언드미디어(Earned Media), 페이드미디어(Paid Media)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사실 트리플 미디어 분류법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미디어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이나 브로슈어는 온드미디어, 신문 기사나 TV 뉴스는 언드미디어, 그리고 TV 광고나 신문 광고는 페이드미디어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ATL(Above the Line)과 BTL(Below the Line)과 같은 미디어 분류법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멀티 디바이스와 멀티채널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미디어 접점이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분류법의 유용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트리플 미디어 개념은 기업이 활용 가능한 모든 미디어를 포괄하여 일관된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실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위에서 설명한 트리플 미디어의 개념을 잘 보여줍니다. 중심에 위치한 온드미디어는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웹사이트, 블로그,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 다이렉트 메일, 그리고 PR 등을 포함합니다. 온드미디어는 단순히 잠재 고객을 육성하고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과 브랜드의 비즈니스가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현장이며, 고객과의 관계를 주도하는 핵심 미디어입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이 비즈니스의 핵심 스폿이었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의 온드미디어는 이 시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됩니다. 온드미디어는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가장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24시간 365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며 페이드미디어와 언드미디어의 활동 결과가 집약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으로 고객과의 브랜드 사이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 속 온드미디어를 둘러싼 두 개의 영역은 언드미디어와 페이드미디어를 나타냅니다. 이 중 언드미디어는 기업이 직접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는 미디어, 즉 기업의 입장에서 제3자에 해당하는 이들에 의해 생성된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소셜미디어 사용자 게시물, 커뮤니티 게시물, 공식 블로그 포스트나 소셜 포스트에 달린 댓글 그리고 뉴스 기사, 리뷰와 같이 그 내용을 콘트롤 할 수 없는 콘텐츠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런 언드미디어의 태생적 성격 때문에 언드미디어의 콘텐츠는 객관성이 높아 브랜드나 제품에 우호적인 콘텐츠가 많을 경우 고객 신뢰와 평판 개선에 기여합니다.
페이드미디어는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의 메시지를 통제할 수 있는 미디어를 말합니다. 광고, 스폰서십 콘텐츠, 페이드 퍼브(유료 홍보) 등이 이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페이드미디어는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강화 그리고 프로모션을 위한 온드미디어로의 트래픽 유도를 주요한 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페이드미디어를 기업이 원하는 타겟층에 즉각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합니다. 신제품 출시나 프로모션 이벤트와 같은 중요한 시점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정교한 타겟팅을 제공할 수 있고 성과 측정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규모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캠페인에 활용됩니다. 반복적인 광고 노출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기억시키고 브랜드에 대한 친숙함을 만들어 내는 등의 브랜딩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트리플 미디어의 세 가지 미디어 유형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여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고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구매 행동을 촉진합니다. 트리플 미디어의 통합적 이해와 활용은 마케팅 퍼널과 세일즈 퍼널 전반에 걸쳐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디자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 장에서 깊이 있게 다루겠지만, 초기 탐색 단계에서는 주로 페이드미디어와 언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정보 탐색 단계에서는 온드미디어를 통해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관계를 구축합니다. 경험 탐색 단계에서는 언드미디어와 온드미디어를 통해서 제품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간접 경험을 제공하여 구매 확정 단계로 나아가도록 설득합니다. 구매 확정 단계에서는 온드미디어와 페이드미디어가 서로 연계하여 구매 전환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구매 이후 단계에서는 온드미디어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합니다.
결국 트리플 미디어 프레임을 마케팅 퍼널과 세일즈 퍼널 전반에서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미디어 접점 설계를 위한 통합 프레임으로 이해한다면 마케팅 캠페인에 사용하는 미디어의 단순 구분을 위한 프레임이 아닌, 기업이 일관되고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마케팅과 세일즈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