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살펴본 Category Entry Points(CEPs)의 개념과 성공 사례에 이어, 이번에는 기업이 CEP를 전략적으로 확장하고 활용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살펴보겠습니다. FMCG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CEP를 발굴하고 평가하며 이를 마케팅 전략에 통합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소개했듯이 CEP는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할 때 떠올리는 구매 동인이나 상황을 의미하며, 브랜드의 심리적 가용성(Mental Availability)을 구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CEP를 늘리고 강화하면 더 많은 구매 상황에서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떠올리게 되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브랜드와 연결된 CEP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소비자 이탈 확률이 약 5% 감소하는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용소비재(FMCG)와 자동차 산업 모두에서 새로운 CEP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성장에 중요 전략이 됩니다.
단계 1: CEP 확장의 첫 단계는 현재 브랜드가 확보하고 있는 CEP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어떠한 상황(언제, 어디서, 왜, 누구와, 무엇과)에서 우리 브랜드를 떠올리고 구매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설문조사
– 포커스 그룹 인터뷰
– 소셜 미디어 언급 분석
– 판매 데이터 분석
– 검색 데이터 분석
이러한 분석을 통해 브랜드 연상이 일어나는 구체적 순간들을 확인하고, 이미 강점을 지닌 CEP(예: 특정 시간대, 장소나 필요에 의해 제품을 찾는 순간)를 목록화하며 각 CEP의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스낵 브랜드의 경우를 보면 위의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가 주로 “오후 출출할 때”나 “영화 볼 때” 해당 제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현재 해당 스낵 브랜드의 핵심 CEP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예로 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한 자동차 제조사가 고객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들이 “가족을 위한 안전한 차가 필요할 때” 그들의 브랜드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이것이 현재 브랜드의 대표 CEP입니다(과거 캠페인에서 안전 이미지를 강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파악한 기존 CEP 분석을 토대로 브랜드가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CEP 아이디어는 다양한 방법으로 도출할 수 있는데, 검색 데이터 리서치, 소비자 조사, 시장 트렌드 분석, 경쟁사 벤치마킹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검색 데이터 리서치: 해당 제품 카테고리 키워드(예: 베이킹 소다, 치약 추천 등)를 소비자가 검색할 때 이전 이후 2-3단계 내에서 검색한 모든 키워드를 수집하고 유사 목적을 가진 그룹으로 클러스터링을 하고나면, 이 안에서 다양한 CEP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석을 위해 최근에는 리스닝마인드의 클러스터 파인더 같은 전문가 툴을 사용해서 분석의 효율을 높이기도 합니다.
소비자 리서치: 설문조사, 일대일 인터뷰, 관찰조사 등을 통해 아직 브랜드와 연계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에게 중요한 사용 상황이나 니즈를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의 새로운 사용 습관이나 미충족 욕구를 소비자에게 직접 질문하거나 관찰해서 파악합니다.
트렌드 분석: 거시적인 소비 트렌드, 사회 변화, 계절적 요인 등을 살펴봅니다. 인구통계 변화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새로운 구매 모멘트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 건강/웰빙 열풍으로 “운동 후 건강 간식” 수요 증가)
경쟁사 벤치마킹: 경쟁 브랜드들이 어떤 CEP를 공략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타사가 집중하는 사용 상황 중 우리 브랜드가 간과한 것이 있는지, 시장의 빈 공간(white space)이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또한 업계 카테고리 리더들의 마케팅 캠페인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조사 과정을 통해 여러 CEP 후보군을 발굴한 후에 각 CEP의 가치와 성장성, 난이도, 현재 점유 현황 등의 요소를 검토한 후에 가장 유망한 아이디어를 선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먼저 가능한 한 폭넓고 창의적인 CEP 후보들을 모으는 것이며, 그 다음에는 자사의 비즈니스 현황을 전제로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스낵 브랜드라면 건강 트렌드에 주목해 “운동 후 단백질 보충 간식”이라는 새로운 CEP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사의 마케팅에서 “야식 대용 간식” 수요를 공략하는 캠페인을 참고해 우리 브랜드도 해당 상황을 후보로 노려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의 경우라면 최근 가격이 싸지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고려해 “첫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순간”을 새로운 CEP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동시에 경쟁사 분석을 통해 “신혼부부가 첫 패밀리카를 구매하는 순간”이나 “차량 구독 서비스처럼 소유 대신 공유를 고민하는 상황” 등을 후보 CEP로 선정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아이디어 단계에서 찾아낸 CEP 각각에 대한 시장성 및 사업 임팩트를 평가합니다. 이를 위해 정량적·정성적 지표를 활용한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 때 사용 가능한 주요 평가 기준 및 핵심 KPI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장 규모 (Market Size) – 해당 CEP와 연관된 잠재 매출 규모나 소비자 규모를 추산합니다. (예: 그 상황에서의 연간 판매량 또는 시장 금액)
관련 키워드 검색 볼륨(Related Keyword Search Volume): 그 CEP와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들의 월간 연간 키워드 검색 볼륨을 파악합니다.
성장률 및 트렌드 (Growth Rate & Trend): 그 CEP 관련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는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를 살펴봅니다. (예: “운동 후 간식” 시장이 연 10% 성장 중인 지표)
소비 빈도 (Frequency): 소비자가 얼마나 자주 그 상황을 맞이하거나 해당 니즈를 느끼는지 평가합니다. 빈도가 높을수록 매출 잠재력이 큰 CEP입니다. (예: “출퇴근 시 음료 구매”는 주 5회 발생 가능 vs. “명절 여행용 차량 구매”는 1년에 1회 발생)
경쟁 강도 (Competitive Intensity): 해당 CEP에서 현재 경쟁사가 얼마나 강세를 보이는지, 또는 충족되지 않은 니즈(공백)가 있는지 분석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CEP는 진입 비용이 높지만, 반대로 주요 플레이어가 없다면 좋은 기회입니다.
브랜드 적합도 및 실행 용이성: 우리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CEP인지, 제품 라인업이나 유통망 등을 고려할 때 공략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평가합니다. (예: 고급 이미지를 가진 자동차 브랜드가 “저가형 첫차 구매” CEP를 노리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음)
수익성과 장기 가치: 해당 CEP 공략을 통해 단기 매출뿐 아니라 장기적인 고객 생애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도 검토합니다. (예: 한 번 브랜드로 유입되면 다른 제품군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지 등)
위와 같은 KPI를 기반으로 각 CEP 후보에 점수화 또는 순위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데이터가 있다면 정량적으로 점수를 매기고, 정성 요소는 전문가 의견이나 경영진 워크숍을 통해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시장성 및 사업 임팩트 평가 예시 1: 스낵 브랜드가 검토한 “운동 후 간식” CEP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면, 먼저 시장 규모 면에서 아직 전체 스낵 시장의 5% 수준으로 작지만 연 1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관련 검색어 250개의 지난 1년간의 검색 볼륨이 200% 증가했고, 경쟁사는 주로 스포츠음료에 치중해 단백질 스낵 분야 경쟁이 약함을 확인했습니다. 소비 빈도는 헬스 애호가 기준으로 주 2~3회 수준이며, 우리 브랜드의 건강 이미지 라인업과도 부합해 브랜드 적합도가 높다고 평가되었습니다.
시장성 및 사업 임팩트 평가 예시 2: 자동차 브랜드가 검토한 “첫 전기차 구매” CEP는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전기차 보급률 연평균 30% 성장) 있으며, CEP와 관련한 검색어들의 검색 볼륨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하게 성장해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주요 경쟁사들도 전기차 마케팅에 뛰어들면서 특정 전기차 브랜드의 검색량이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해당 브랜드가 이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쌓아온 덕분에 이 CEP에 진입할 브랜드 적합도는 높고, 첫 전기차로 브랜드에 유입된 고객은 향후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커 장기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상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전략적 가치가 높은 CEP를 최종 선정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우선순위 결정: 앞서 산출된 점수나 등급을 종합하여 CEP 후보들을 우선순위 순으로 정렬합니다. 상위권에 오른 1~2개의 CEP를 중점 검토합니다.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최상위 CEP를 공략했을 때 기대되는 매출 상승 시나리오와 필요한 투자 규모를 산출합니다. 여러 CEP를 동시에 추진하는 시나리오와 단일 CEP 집중 시나리오를 비교 분석합니다.
내부 적합성 검토: 경영진과 마케팅, 영업, R&D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해당 CEP가 기업 전략, 브랜드 철학, 자원 배분 측면에서 적합한지 검토합니다.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 예상되는 리스크도 평가합니다.
최종 선정 및 목표 수립: 가장 레버리지가 큰 CEP를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명확한 목표(KPI)를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향후 1년 내 이 CEP 관련 매출 10억 원 창출” 또는 “타겟 CEP 상황에서의 브랜드 최초 상기도(Top of Mind) 30% 확보” 등의 구체적 목표를 수립합니다.
최종 선정된 CEP는 향후 마케팅 전략의 핵심 축이 되며, 필요시 제품 개발이나 유통 전략도 이에 맞춰 조정됩니다. 선택되지 않은 CEP 후보들도 백업 플랜으로 유지하거나, 향후 시장 변화를 관찰하며 잠재 기회로 모니터링합니다.
FMCG분야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CEP 선정 예시. 스낵 브랜드는 평가 결과 “운동 후 간식” CEP가 성장 잠재력과 브랜드 적합도 면에서 가장 높게 나와 이를 최종 선정했습니다. 경영진 검토를 거쳐 1년 내 해당 CEP에서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잡았고, 동시에 “야식 간식” CEP는 차선책 아이디어로 리스트에 올려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자동차 분야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CEP 선정 예시: 자동차 브랜드는 “첫 전기차 구매” CEP와 “신혼부부의 패밀리카 구매” CEP 두 가지를 마지막까지 검토한 끝에, 전사 전략 방향(친환경 미래차 집중)과 부합하는 “첫 전기차 구매”를 최우선 CEP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3년 내 전기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Top 3 브랜드에 진입”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패밀리카 CEP는 추후 기회로 계속 연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상의 방식으로 선정된 새로운 CEP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브랜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즉, 브랜드가 그 CEP와 강하게 연관될 수 있도록 포지셔닝을 수정하고, 일관된 메시지로 멀티채널 캠페인을 전개해야 합니다. 또한 단기적인 실행 계획과 장기 로드맵을 함께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CEP 공략 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새로운 CEP를 활용한 마케팅/브랜딩 전략 수립의 주요 요소를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