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웹사이트를 미디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컨텐츠입니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더라도, 대다수의 기업은 양질의 웹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인력, 조직, 그리고 경험이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외부 전문 회사의 지원을 청하게 되고, 대개 웹 에이전시에게 웹사이트 구축과 컨텐츠 제작을 함께 맡기게 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웹 에이전시들도 웹사이트를 미디어로 만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적인 컨텐츠 제작 경험이나 인력, 조직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전략을 주도하는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내부에서 컨텐츠를 계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력과 조직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단순히 모든 것을 내부에서 처리하려는 목표를 설정하는 대신, 내부에서 잘 수행할 수 있는 부분과 외부에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하고, 이에 따라 역량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성장과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고려할 때, 내부와 외부의 각각의 역량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업 웹사이트의 컨텐츠 기획 방향 4가지
컨텐츠를 기획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소재나 톤앤매너를 결정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래의 내용을 참조하여 컨텐츠를 계속적으로 생성하면, 기업의 웹사이트는 자연스럽게 미디어로 전환되고, 기업 내부에서도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능력이 점점 쌓이게 됩니다.
- 상품과 서비스에 관련한 컨텐츠– 상품과 서비스에 관련한 컨텐츠는 가격, 스펙 정보, 사용 매뉴얼 외에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포함합니다. 비록 상품과 서비스를 이야기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관점에서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제품 사용 후기, 전문가 리뷰, 그리고 다양한 사용 방식에 대한 인터뷰 등은 훌륭한 컨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컨텐츠의 핵심은 정확성과 진정성입니다.
- 업계 전반에 대한 컨텐츠 – 제품이 속한 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해당 기업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테고리에 속한 글들이 기업 웹사이트에 잘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업계 전반을 이야기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타 경쟁 기업의 이름을 입에 올리게 되고 혹이나 자사에 불리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계의 추세나 해당 상품 카테고리의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업계 전체가 처한 문제점이나 한계, 그리고 정부의 관련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액세스 할 수 없는 데이터와 통찰이 있는 컨텐츠는 분명 매력적이고 지속적으로 트래픽을 모으는 힘이 있습니다. 업계를 구성하는 플레이어가 직접 컨텐츠를 썼다는 사실이 컨텐츠의 권위를 높혀줍니다.
- 고객 입장 혹은 고객의 니즈에 대한 컨텐츠 – 의외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은 컨텐츠가 바로 고객의 입장에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위해서 제안할 만한 테크닉이 있는데, 바로 검색 서비스에서 키워드 자동입력 완성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검색창에 제품명이나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 명을 입력하면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이 검색한 복합 키워드들의 후보군이 보이는데 이걸 참고하면 고객들이 알고 싶어하는 니즈가 뭔지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확인한 고객들의 니즈를 바탕으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이렇게 제작된 컨텐츠들은 당연히 고객이 찾고자 하는 키워드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검색엔진을 통한 자연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이 있습니다. 특히 B2B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컨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저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관련 이야기 – 소비재와 관련한 상품을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주로 관심을 가질 영역의 컨텐츠를 말합니다. 코카콜라의 기업 홈페이지인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컨텐츠를 보면 Hapiness(행복)이라는 컨셉을 중심으로한 컨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고객들의 삶 가운데 “행복”이란 단어가 태깅될 수 있는 장면에서 어김 없이 코카콜라가 같이 있을 것임을 컨텐츠를 통해 약속(?)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장의 사진이던, 동영상이던 아니면 단순한 텍스트이던 우리들이 만들어야 할 컨텐츠도 코카콜라의 어프로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품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녹여 넣을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입니다.
컨텐츠 제작을 내부에서 해야하나 외부에서 해야하나?
이상의 컨텐츠 카테고리 분류를 사용하면 기업 웹사이트의 컨텐츠 소재 발굴이 더 쉬워집니다. 그러나 기업 웹사이트를 위한 컨텐츠 제작 전 과정을 사내에서 완료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본의 기업 컨텐츠 전략 전문가 고바야시 히로토 씨가 “미디어화 하는 기업은 왜 강한가? (Rise of corporate generated media)”라는 책에서 컨텐츠 제작과 관련해 “외부의 프로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영역”으로 4가지를 제안합니다. 아래 내용은 필자가 그의 제안을 기반으로 약간 수정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 컨텐츠의 소재로 발굴한 아이디어나 정보를 웹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임팩트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깊은 의미를 담은 데이터를 실제 데이터로 담을 것인지,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 컨텐츠에 담을 것인지 결정하거나, 단순한 HTML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HTML5를 이용해 움직임이 있는 컨텐츠를 제작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분명 프로들의 힘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 컨텐츠의 품질이 보장되어야 할 경우, 예를 들어 고급 동영상이나 이미지 제작과 같은 실무는 사내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협업 가능한 전문 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제작된 컨텐츠의 특성을 살린 채널 전략과 확산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속적으로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컨텐츠의 특성에 따른 최적화된 채널 전략과 크로스 채널 전략을 수립할 때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컨텐츠에 기반한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고객 커뮤니티 운영은 “사무국 업무”에 특화된 외부 대행사를 사용하는 것이 운영의 안정성, 비용, 그리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기업 웹사이트를 미디어 허브로 만들기 위해 컨텐츠를 기획하고 상세한 방향성을 결정하며 일정 레벨의 초안까지 작업하는 것은 내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를 더 높은 수준의 컨텐츠로 발전시키는 작업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블로그를 활용한 기업 웹사이트 미디어화:
기업 웹사이트의 미디어 허브화는 이제 기업의 디지털 전략에서 거부할 수 없는 분명한 트렌드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재의 기업 웹사이트를 즉각적으로 미디어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이 자주 하는 말은 “이미 우리는 기업 블로그를 가지고 있고 오래 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답한 기업들의 블로그 현황을 살펴보면, 심각한 운영 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블로그 운영에서 자주 나타나는 실수를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언론 보도 자료 보관소로 사용하는 문제 – 동일한 테마의 글을 올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컨텐츠를 복사하면 검색 엔진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을 위험이 증가합니다.
- 미디어 성이 전혀 없는 컨텐츠 –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위에서 소개한 기업 웹사이트의 컨텐츠 기획에서 참고할 수 있는 4가지 컨텐츠 종류와는 정반대로, 언론보도 자료로도 내보내기 어려운 즉, 미디어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공지 내용이나 제품 업데이트 내용을 컨텐츠로 올린 경우입니다. 이런 컨텐츠를 올리는 것은 기업 블로그의 생명을 죽이는 일과 동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실제 글을 쓰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공개하는 문제 – 예상치 못한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의외로 많은 부분입니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사내의 직원이나 임원의 이름으로 게시될 글들은 정말 그 사람이 직접 글을 써야 합니다.
- 기업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내용과 동일한 내용을 올리는 문제 – 1번과 동일한 문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기업 웹사이트에 올린 컨텐츠를 블로그에 그대로 옮겨 담는 것은 검색엔진으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을 위험성을 높입니다.
- 타겟이 불분명한 글의 문제 – 블로그는 사이트 단위가 아니라 글 단위로 청취자가 달라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성해야 합니다. 전국민을 위한 TV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서 타겟을 분명하게 정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컨텐츠 하나에 단 하나의 타겟만을 상정하고 컨텐츠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페이지 당 제작 비용은 작지만 확산력이 좋은 블로그의 장점을 잘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외부 블로그 서비스에 블로그 채널을 운영하는 문제 – 블로그를 다른 SNS와 동일하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은 실수입니다. 기업 블로그는 “http://blog.기업도메인.com”이나 “http://www.기업도메인.com/blog” 같은 형태로, 자사 도메인에서 운영해야 합니다. “http://기업명.포탈도메인.com” 같은 도메인에서 기업 블로그를 단독으로 운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네이버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확산을 고려해서 네이버에 별도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업 블로그를 기본적으로 자사 도메인 안에서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며, 포탈 내에서는 같은 내용이라도 컨텐츠의 톤앤매너를 달리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문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웹사이트 전략에서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블로그를 활용했을 때의 장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중 몇 가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블로그는 다양한 테마의 컨텐츠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합니다.
- 블로그는 검색엔진 최적화에 유리한 미디어이므로, 집객에도 큰 기여가 가능합니다.
- 기업의 브랜드를 진정성 있고 깊게 전달하는 데 유용합니다.
- 기업의 메시지에 사람의 목소리를 더할 수 있습니다.
- 제품 선전만이 아니라 관련 전문 분야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높여줍니다.
- PR 툴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때에 따라 위기 관리에도 도움을 줍니다.
- 운영 중인 소셜 미디어 컨텐츠와 연계하여 컨텐츠 허브의 역할을 합니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 채널의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대부분의 주요 소셜 미디어에서는 컨텐츠를 저장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플로우(Flow)형의 SNS이며, 담을 수 있는 컨텐츠의 양과 표현 방식에 제한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컨텐츠들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노출되고,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SNS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이들을 블로그와 연계하여 SNS의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뉴스의 헤드라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기업의 블로그는 그 헤드라인의 본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한 미디어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에서 기업의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하여 블로그를 이용할 경우에 자주 발생하는 문제나 이를 활용했을 때의 장점을 상세히 알아봤습니다. 저는 기업 웹사이트의 미디어화 전략에서 블로그가 수비만 하던 팀에서 돌격대와 같은 중요한 공격적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