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한적이 있지만 카피라이터도 아니었고 대학에서 특별히 글과 친할 만한 전공을 했던 것도 아니어서 좋은 글쓰기를 논할 자격이란 것이 만약 있다면 그 기준에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란 걸 잘 안다. 나는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초중고에서 일반적인 국어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정한 수준의 규칙만 잘 기억하고 지키기만해도 웹 마케팅에 필요한 수준의 ‘웹을 위한 좋을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신제품을 기가막힌 몇개의 단어로 표현하여 구름 떼 같은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모으는 매직같은 카피라이팅을 쓸 수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웹 페이지에 자신이 팔고 있는 제품에 대해, 고객의 어떤 고민과 니즈를 해결하는 지에 대해, 제품에 어떤 차별점이 있는 지에 대해, 어떻게 사용해야하는 지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라면 누구나 웹을 위한 좋은 글쓰기가 가능하다. 이런 목적의 글쓰기에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수준의 글쓰기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은 웹을 위한 좋은 글쓰기를 위해 꼭 기억해야할 ‘패러그래프(단락) 라이팅’과 ‘키워드 도출도’에 대해 소개한다.
패러그래프 라이팅에 대해서
단락을 조합해서 논리를 전개한다.
단락이란 하나의 토픽에 관해 두개 이상의 문장으로 구성하여 정리한 글의 작은 단위다. 언급하고 있는 대상이나 논점(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를 하나의 단락으로 정리하고, 단락을 새로 만들어 다음 대상이나 논점을 전개시켜 나간다. 이렇게 토픽 별로 단락을 나누고 그 단락들을 다시 조합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는 글쓰기를 「패러그래프 라이팅」라고 한다. 영작문에서의 작성법에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만, 실은 사건 사고를 다룬 신문 기사나 메뉴얼 같은 글에서는 이런 글쓰기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서 긴 글을 쓸 때 글머리에 단락 번호를 적어가며 긴 글을 쓰는 패턴의 글을 자주 보게되는 것도 이것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HTML로 쓰여진 웹 문서도 그 웹 문서를 작성한 사람 혹은 기업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문서다. 당연히 웹 문서도 논리구조를 가져야하고 그 형식은 영문 라이팅의 일반적인 구조를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문 라이팅의 기본 형식인 패러그래프 라이팅은 웹 문서와의 친화성이 높다. 당연히 검색 엔진에 문서의 논리 구조를 잘 전달하기위해서도 바람직한 글쓰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패러그래프 라이팅의 이점
- 웹 페이지 내의 글이 길더라도 글을 읽는 독자가 웹 페이지 내의 정보를 이해하기 쉽다.
- 웹 페이지 핵심 독자 중의 하나인 검색 엔진이 페이지 내의 중요 요소를 해석하기 쉽다.
먼저 결론부터 쓴다.
다소 긴 분량의 글을 쓸 때에는 패러그래프 라이팅 형식으로 글을 쓰는게 좋은데 이 때는 결론을 먼저 쓰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에 필요한 여러 테마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토픽들을 조합하게 되는데 이 때 결론이 되는 토픽을 가장 먼저 작성하고, 그 후에 근거가 되는 몇 가지 토픽을 하나씩 나눠서 각기 단락으로 풀어서 작성한다. 이렇게 글을 쓰면 긴 글일 때에도 알기 쉬운 논리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통한 서비스나 제품 설명은 유저 입장에서도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고 동시에 검색 엔진에게도 웹 페이지의 주요 테마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쉽다. 또한 설명에 사용하는 토픽을 중요도가 높은 순서대로 정렬하여 쓰면 중간에 이탈하는 유저들을 고려할 때에도 중요 부분을 놓치지 않고 인식시킬 확률을 높힐 수 있다.
즉, 문서의 앞쪽에 글의 결론을 담자. 결론을 담은 문장을 먼저 쓰는 것으로 유저는 본문의 내용을 파악하기 쉬워지고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body>태그 요소의 앞 부분에 가까운 영역이나 <p>태그 요소의 앞 부분에 결론을 담은 토픽 문장과 핵심 유입 키워드를 넣는 것이 검색엔진을 고려할 때에도 유리하다.
한 단락에서는 한 토픽만 취급한다.
웹 문서의 경우는 위에서 아래로 훑어내려가 듯 글을 읽는 유저들이 많다. 그런 유저 행동을 미리 고려해서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단락의 구성이다. 훑어내려가 듯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각 단락의 첫 머리 몇 단어만 읽는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 경우, 한 단락에서 두 가지 이상의 토픽을 다루면 두 번째 토픽을 놓칠 가능성이 커져버린다. 하나의 단락에서는 하나의 토픽만을 다루자. 토픽이 여러개일 경우에는 단락을 나누자. 그렇게 하면 첫 머리만 읽어 내려가는 독자에게도 모든 토픽의 개요를 빠짐없이 전달할 수 있게된다.
또 단락의 첫 머리에는 가능한 한 그 단락의 내용을 요약한 문장이 오도록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락 별로 첫 머리 부분만 골라서 읽는 유저도 보다 정확하게 이해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단락의 첫 머리에 두는 문장을 「토픽 문장」 이라고 부릅니다.
단락 처음에 나오는 토픽 문장으로 이해를 높힌다.
일반적으로 단락에 처음에 오는 그 단락의 토픽을 담은 하나의 문장을 「토픽 문장」 이라한다. 신문기사 본문의 가장 처음에 오는 한 문장 등이 토픽 문장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단락의 시작 부분의 한 문장으로 그 단락 전체의 토픽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글을 읽으려는 웹 콘텐츠 이용자에게도 내용을 파악하기에 도움이 된다. 영문 라이팅에서는 비즈니스 문서부터 웹 페이지까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결론을 먼저 쓰는 것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문서 전체 중에서 첫 머리에 결론을 두고 있는 것 뿐 아니라 문서를 구성하는 각 요소 단락 안에서도 이 원칙은 마찬가지다.
키워드 위치 선정 방법에 대해서
키워드 돌출도를 고려한다.
패러그래프 라이팅에서 결론을 앞 부분에 쓰라고 이야기한 것 처럼 키워드의 사용과 관련해서도 각 단락의 앞 부분에 핵심적인 혹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 페이지에 들어올 때 사용할 것 같은 키워드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앞쪽에 위치한 단락에 중요한 키워드들이 위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원칙은 검색 결과에서 좋은 노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검색엔진이 자연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이렇게 되어 있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나 여전히 사람들의 글쓰기 습관이나 글을 읽을 때의 습관을 고려할 때 글의 앞 부분 단락에, 그리고 단락 첫 부분에 주요 키워드를 위치시키는 것이 검색에서의 노출에도 도움이 된다. 키워드가 웹문서의 어느 부분에 나타나는가? 하는 것을 가르켜서 ‘키워드 돌출도’라고 부른다.
영어권 국가인 미국에서 개발 된 검색 엔진도 이렇게 키워드 도출도가 문서의 앞에 위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각 HTML요소의 첫 머리 부근에 쓰여진 어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웹페이지를 평가한다. 예를 들면, 단락을 표시하는 <p>요소나, 제목을 나타내는 <h>요소, 표제를 나타내는 <title>요소 등, 모든 요소에서 첫 머리 부근에 나타나는 어휘에 무게를 실어준다.
키워드 돌출도는 키워드가 어느 위치에 쓰여져 있느냐에 따라 해당 웹페이지에서 해당 키워드가 속한 토픽이 중요시 되고 있는 가를 판단한다. 즉, 웹페이지를 구성하는 HTML소스 중에서 앞에 위치하거나, 각 요소 내에서 앞 부분에 나오는 어휘일수록 보다 「눈에 보다 잘 띈다」는 의미의 가중치를 부여하여 스코어링을 하게 된다.
HTML소스 앞 부분에 쓰여진 것을 중시한다
키워드 돌출도에 따른 가중치 부여는, HTML문서의 본문인 <body>요소 내에서 현저하게 드러난다. 검색 엔진은 <body>요소 소스의 앞부분에 배치 된 토픽이나 키워드에 보다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단순히 기계적 법칙으로 여기는 것을 경계하면서말을 하자면 예를 들어, <body>요소의 개시 tag의 바로 뒤에 오는 요소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다른 예로는 페이지 내에서 <h2>요소로 쓰여진 헤딩 요소가 여러 번 쓰였을 경우 앞 쪽에 쓰여진 표제가 뒤에 쓰여진 표제에 비해 키워드 돌출도가 높은 것으로 인식된다. 이것은 다른 각 요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마무리
웹 문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저자의 주장과 생각을 설명하는 콘텐츠다. 따라서 웹 문서 역시도 그 문서가 만들어지고 이용되는 지역 문화의 글쓰기 관행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결론을 담은 토픽 문장이 문서의 앞부분이나 각 토픽 단락의 첫 문장에 오는 것은 북미 유럽권 문화에 오랜동안의 전통이기도하고, 웹이라는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용 패턴을 고려할 때에도 도움이되는 글쓰기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을 스토킹하듯 따라다니며 메시지 폭탄을 투여하는 푸시방식의 광고가 개인정보를 엄중히 보호하는 분위기에서 점차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이미 오래전에 콘텐츠 마케팅을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유일한 마케팅(Content marketing is only marketing left)’으로 정의했다. 자사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인텐트로 유입된 고객들의 자사 데이터를 확보하여 이를 통해 매출을 늘려가는 풀방식의 마케팅이 웹 콘텐츠의 핵심 마케팅 시책이 된 시대에는 더욱더 이글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원칙들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