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쿠키가 없어진 이후의 마케팅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대략적으로만 이해를 하고 계시는 경우가 많아서 오늘은 쿠키가 무엇인지부터 하나씩 풀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쿠키와 쿠키를 이용한 광고 시스템의 구조
쿠키란 무엇인가? 개인이 인터넷에서 보거나 검색한 이력 등을 판별할 수 있는 데이터를 브라우저에 저장 시키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어떤 웹사이트에 억세스 할 때마다 이들 웹사이트는 이용 중인 브라우저를 식별하기 위한 ID(번호)를 발행하고 이 ID에 이어 그 웹사이트에서 보거나 검색한 내용, 입력한 내용, 구입한 내용과 같은 일련의 행동을 담은 정보를 ID에 이어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냅니다.
인터넷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쿠키를 이용은 인터넷 유저의 과거 행동이력을 기록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화면을 표시한다는 이용 상의 편리함을 제공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 혜택 이상으로 큰 혜택을 받아온 것은 마케팅에 이를 이용해온 기업들이라고 봐야합니다.
애드 네트워크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과거 행동 이력과 입력 정보를 기반으로 핀포인트로 타겟팅한 광고 상품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리타겟팅 광고”가 바로 이러한 쿠키를 기반으로 한 것 광고 상품에 해당합니다.
이 리타겟팅 광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쿠키 중에서도 써드파티쿠키입니다. 써드파티쿠키는 데이터 수집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가 많은 파트너 미디어 사이트에서 수집하여 모아놓은 데이터로서, 이들 사이트에 방문한 소비자들이 남긴 행동 데이터 쿠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웹사이트로부터 써드 파티 쿠키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광고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자를 흔히 DMP 사업자로 부릅니다. 국내에서는 와이드 플래닛나 아이지에이웍스 같은 기업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러 웹사이트와 제휴를 한 이들 DMP 사업자는 이들 웹사이트에 방문했던 인터넷 유저의 쿠키 정보를 넘겨 받아서, 유저의 관심 분야 등을 기준으로 삼아 소비자 세그멘트를 미리 나눠 놓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DMP는 지난 1주 안에 쿠팡에서 “핸드폰 케이스”를 검색한 유저들의 쿠키 정보를 리스트업해서 광고사업자에게 제공합니다. 쿠키 정보를 제공받은 광고 사업자는 자신들이 미리 계약하여 확보하고 있는 광고 스페이스를 가진 웹사이트에 “핸드폰 케이스”를 검색했던 적이 있는 유저들이 방문했을 때 쿠키 정보를 기반으로 이를 인식하여 이 유저들에게 “핸드폰 케이스” 광고를 보여주게 됩니다.
구매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광고 시스템이 집요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불편하기는 하지만 살까말까 했던 물건이기에 자신 앞에 나타나는 광고가 왜 나를 따라다니는 지 납득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구매를 이미 한 소비자라면 이런 광고를 보면서 짜증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쿠키의 작동 방식은 소비자가 광고를 봤다 혹은 구매했다와 같은 결과만이 아니라 어떤 제품에 흥미가 있는가? 어떤 키워드로 정보를 찾고 있었나? 어떤 제품과 비교를 하고 있는가?와 같은 구매라는 최종 행위를 하기 이전의 어떤 과정에 소비자가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더욱이 이 쿠키 정보에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브라우저를 기준으로 부여한 고유한 ID가 있어서 이 ID에 인터넷에서 이 유저가 한 다양한 행동 데이터가 이어져서 축적됩니다. 예를 들어 “임신”을 검색한 후에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쿠키를 취득한 경우 다음에 방문한 웹사이트의 광고에는 이 전에 검색했던 내용의 데이터를 담은 쿠키가 활용되어 “임신 여성을 위한 여성을 위한 편한 옷”의 광고가 표시되게 됩니다. 이 광고를 본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하여 이 광고를 게재한 임산부 패션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이 내용은 다시 DMP 사업자에 의해 해석되어 “출산을 앞둔 여성”이라는 개인 그룹으로 분류되고, 이 정보는 다시 광고 네트워크에 제공됩니다.
쿠키의 문제점과 쿠키 규제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한 때 쿠키는 유저의 승낙없이 마음대로 수집되어 활용되었습니다. 쿠키에는 거기에 기록된 로그인 정보 등을 손쉽게 재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 있는 한편, 이 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더욱이 위의 예시를 봐도 써드 파티 쿠키는 내가 검색한 내용이나 내가 방문한 페이지를 기반으로 남이 나의 상황이나 생각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극단적으로 개인적인 내용이 이런 써드 파티 쿠키 때문에 공개되는 것을 누구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써드 파티 쿠키는 그 사용이 금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쿠키 규제의 시작은 2017년 애플의 ITP1.0에 의한 써드파티 쿠키 이용 제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EU가 2018년에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를 캘리포니아 주가 소비자 프라이버시법을 공표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Firefox, Apple, Microsoft, Google 등이 쿠키를 제한하기 시작합니다. 2023년 7월부터 써드파티 쿠키를 금지하기 시작한 구글의 크롬은 2024년 3월 현재 완벽하게 차단을 마무리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안에는 차단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애플 제품에 탑재된 사파리는 2017년부터 써드파티 쿠키의 이용을 제한해 왔습니다. 이것을 ITP (Intelligent Tracking Prevention)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ITP는 써드 파티 쿠키를 일정 기간 안에 삭제하는 방식으로 쿠키에 의한 행동 이력 추적을 막습니다. 구글이 써드 파티를 금지하게 되면 사파리의 ITP와 유사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ITP가 어떻게 쿠키를 규제하는 지 확인해보겠습니다.
ITP2.3에 의하면 써드 파티 쿠키에 대해서는 자사 웹사이트가 아닌 타 웹사이트의 억세스 이력은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퍼스트 파티 쿠키에 대해서는 어떤 인터넷 광고로부터 온 것인가는 1일 동안만 파악이 가능하며, 7일이 지난 이후에는 동일 브라우저로부터 들어온 이용자도 다른 유저로 판별합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광고를 클릭한 유저의 연령, 성별, 연대, 자사 웹사이트로 올 때까지의 경로 정보를 취득할 수 없게 되며, 동일한 유저를 타겟으로 삼아서 몇 번이고 인터넷 광고를 계속 노출 시키는 것도 불가능해집니다.
쿠키 규제로 자사 웹사이트 유입 현황 파악에 어려움 발생
2023년 7월에 쿠키 규제에 대한 대책으로 구글 어낼리틱스는 UA에서 GA4로 서비스를 변경했습니다. 구글 어낼리틱스 UA에서는 유저의 웹사이트 내에서의 행동을 사이트 방문에서 이탈까지의 세션을 단위로 측정했습니다만, GA4에서는 각 페이지내에서 발생하는 클릭이나 동영상 재생과 같은 액선, 즉 이벤트에 의해 행동을 측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이트에서의 체재 시간과 복수의 페이지의 관람을 유저와의 친밀감과 연결의 강도로 표시하는 “인게이지먼트”라는 지표로 측정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만약 어떤 회사가 자신의 웹사이트 유입 트래픽을 GA4로 분석 중이라고 해봅시다. 제공하는 앱이 아이폰전용이다보니, 모바일 웹사이트로 방문하는 이용자의 브라우저 비율이 사파리 vs 크롬=5:5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1주일이 지나면 사파리로 들어온 유저의 쿠키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상 같은 브라우저 이용자를 다른 유저로 판별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서 쿠키를 막는 것이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분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접점을 가진 기존 고객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 고객의 접점 확보 난이도의 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써드 파티 쿠키를 통해서 기존에는 손쉽게 구매 직전에 와있는 고객인지 아니면 제품 비교를 하고 있는 단계 인지 등을 추정해서 적절한 메시지를 노출 시키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면, 써드 파티 쿠키가 막힌 현재에는 회원가입을 한 사이트에서 직접 회원 ID를 발행서 유저를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어떤 유저가 어떤 스테이지에 있는 지 알기 어렵게 되어 버렸습니다.
자사 웹사이트에 방문한 유저들의 속성 데이터(예: CDP 데이터, CRM 데이터, 방문자 데이터 등)를 DMP 등의 외부 사이트로부터 얻은 속성들과 연결하는 정도의 방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DMP가 무력화되어 버린다면 결국 기업에게 남은 선택은 퍼스트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 이후에 자사 콘텐츠 자산 확충을 통한 자연 유입을 늘리면서 맥락 타겟팅에 기반한 광고를 통해 자사 사이트로의 유입을 늘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동 데이터에서 맥락 타겟팅으로,
써드파티데이터에서 제로+퍼스트 파티 데이터로
쿠키리스 시대에서의 마케팅에서는 지금까지 처럼 어떤 행동(특정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 특정 제품 상세 페이지에 방문했던 사람)을 했던 브라우저의 ID로 표현된 사람에 집중하기 보다는 특정 토픽이나 메시지가 담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일군의 사람들”에 집중해야합니다. 기존의 방식이 개인적인 행동을 특정해서 핀포인트로 타겟팅했기에 효율이 좋아보였으나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었다면,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토픽이나 소비자의 욕구와 고민을 풀어주는 콘텐츠를 미리 준비하여 그들이 이 콘텐츠에 찾아 들어오게 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만들게 되면 브랜드가 소비자를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불쾌감이 없는 자연스런 브랜딩을 완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부터의 마케팅에서 써드파티쿠키는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되었지만, 회원제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구축해서 퍼스트 파티 쿠키와 함께 제로파티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서 지속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은 이제부터 아주 유용한 방법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 기억해야하는 것은 소비자가 회원이 되고자 하려면, 그리고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공헌하고자 하려면이 브랜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앱이 소비자에게 소비자가 인정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로 파티 데이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의사를 통해서 기업에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입니다. 기업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가에 따라 이 정보의 깊이와 넓이는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제로 파티 데이터에는 개인의 취미, 상세 선호 사항, 개인 정보, 관계 정보, 소유 제품 관련 정보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로 + 퍼스트 파티 데이터의 부족을 메우는 “인텐트 데이터”
써드 파티 데이터의 공백을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패널 설문 조사”로부터 얻은 결과 데이터인 싱글소스 데이터나 제로 파티 데이터와 퍼스트 파티 데이터 만으로 채울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어떤 경로로 정보를 검색하는 지, 어떤 토픽을 질문하고 있는 지, 소비자들이 어떤 키워드를 사용하고 있는 지를 파악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검색 데이터를 활용한 인텐트 데이터입니다.
인텐트 데이터는 실제 소비자들이 검색엔진에서 보여준 집합적인 검색 행동을 종합하여 발굴한 개인 정보 추적이 없는 행동 기반의 비식별 소비자 데이터이며, 편향이 없는 전수 데이터입니다. 써드 파티 데이터를 이용한 리타겟팅은 어렵지만, 우리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을 가진 소비자들의 퍼넬에서의 위치에 따른 검색어와 이들의 관심 토픽 그리고 이들이 주로 보게되는 URL과 도메인 정보를 “인텐트 데이터”를 통해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인텐트 데이터를 “리스닝마인드 허블”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스닝마인드 허블에서 얻는 인텐트 데이터를 통해서 우리들은 아래의 8가지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1.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2. 우리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3. 우리가 속한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니즈는 언제 왜 느끼게 되는가?
#4. 우리 제품 브랜드를 알게 되는 과정은?
#5. 어떤 이유로 타사가 아닌 우리 제품을 선택하게 되는가?
#6. 우리 제품과 경쟁 제품의 경쟁 환경은?
#7. 온라인 여정에서의 미디어 노출 현황은?
#8. 우리 경쟁사와의 캠페인 성과는?
이렇게 인텐트 데이터와 퍼스트 데이터 그리고 제로데이터를 활용하게되면 그 동안 불명확한 근거에 의해 판단해왔던 많은 부족한 의사 결정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마케팅의 근본적인 지향점인 고객을 찾아 시장을 만들어내고 이를 키워 성공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길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